"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32강 탈락이 확정된 시점에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 본다. 이번 월드컵 조별 예선이 끝나면서 최강의 전력을 갖춘 한국 축구 대표팀의 쓰디쓴 결과를 보여준 원인으로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을 언급하는 글과 트윗들이 많다.

 

얼마전 예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후배가 내게 물었다. "꼭 리더가 되어야 하는건가요?" 예전 같으면 '뭐, 개인별로 성향이 다르니 굳이 싫다면 리더가 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고 대답했겠지만, 최근의  나는 당연히 리더는 되어야 하고, 리더가 가져야 하는 품격, 덕목을 연습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권했다.

 

조직과 사업의 성공을 위해 바쁘게 뛰는 모습이 리더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바쁜 리더가 나쁜 리더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리더의 역할은 자기 복제(전이)라는 생각을 늘 한다. 판단 기준의 전이. 전이 과정을 통해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비슷한 기준으로 판단하게 움직이게 만드는 역할을 맡기는 것(위임)이 리더다. 머리속으로 명쾌하지만 실천은 어렵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대목은 조직 개편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전 개발본부장님이 사업 민첩성을 거론하면서 거의 분기마다 조직개편을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매번 조직개편때마다 조직이 흔들렸다. 이 책에서는 최상위 리더십이 부실할 때 조직개편이 잦다고 이야기한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오히려 좋은 조직 개편이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리더 역할에 대한 명확한 기대
  •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과 보상
  • 실패했을 때의 보호장치

나는 나쁜 리더일까? 좋은 리더일까를 고민하는 가운데 저자는 그 사이에 한 단계가 더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쁜 리더, 나쁘지 않은 리더(보통 리더), 좋은 리더로 나눈 것이다. 좋은 리더십은 의식화가 있는지 여부에 있고, 무엇을 하느냐 보다는 무엇을 하지 않느냐에서 좋은 리더십을 가지는 것이 시작된다는 이야기에 밑줄을 그었다.

 

나는 참 바쁜 리더였다. 그래서 나쁜 리더였던 것 같다. 뼈때리는 이야기들이 참 많이 나와서 앞으로의 나의 리더십에 대해 많은 고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도 말로는 바쁜 리더는 좋지 않고, 조직의 명확한 프로세스 속도 개선을 위해 병목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좋은 리더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조직의 병목이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을 많이 했다.

 

이 대목에서 예전에 방송에서 보았던 소방대장 이야기가 떠올랐다.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중 소방 대장(현장 최고 지휘자)은 절대 뛰어다녀서는 안된다고 한다. 아무리 긴급한 화재 상황이어도  걸으면서 침착하고 냉정하게 현장을 지휘해야 한다. 그래야 현장 소방관들이 당황하지 않고, 다치지 않고, 화재를 체계적으로 진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천천히 걷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오해해서 소방대장이 화재 현장에서 여유를 부렸다며 민원을 넣었다는 방송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쁜 리더십에 딱 적합한 사례가 아닌가. 리더는 가장 빨리 뛰는 사람이 아니라, 모두가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혼나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끝에는 위로가 남았다. 나도 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겠지? 바쁘다는 이유로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속한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런 리더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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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성형 AI로 여러 보고서들을 요약해서 읽습니다.

요약본만 읽어도 왠지 보고서를 다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한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기분이 꽤 그럴듯하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 글쓴이를 생각해 봅시다.

그 보고서를 적기 위해 주제를 고민하고, 관련 자료를 찾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논리를 설계합니다.

보고서의 각 문단은 이 논리를 품고 있습니다. 하나씩 고민에 해결방법을 쌓아가면서 최종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이미 그 분야를 고민해온 독자라면

이미 그 문제를 다뤄 본 사람이라면

이미 해당 분야에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최종 주장(결론)만 읽어도 글쓴이의 고민을 이해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가짜 이해라고 봅니다. 결론은 알지만 그 결론이 왜 나왔는지를 설명하려면 버벅거리게 됩니다.

단순 정보 확인에는 요약으로도 충분하지만, 판단, 설득, 의사결정을 위한 글이라면 요약만으로 부족합니다.

 

보고서는 고민과 해결방안의 결과물입니다.

물론 보고서라는게 형식이 있고, 때로는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고, 모든 보고서가 깊은 사고의 결과물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좋은 보고서라면 단순히 정보를 묶은 글이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판단의 흔적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AI라는 좋은 도구를 곁에 두고 쓰지 않는 것도 이상합니다. 

 

저는 요즘 요약본을 읽고, 전체 구조를 이해한 상태로 다시 보고서를 읽습니다.

그러면 단순히 결론을 아는데서 끝나지 않고, 글쓴이가 문제를 풀어나간 경험을 공유하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기억도 오래 남게 됩니다.

물론 우리가 가진 시간은 유한하기에, 요약본을 읽고 더 읽어볼 가치가 있는지를 1차로 걸러 냅니다.

AI 요약은 읽기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잘 읽기 위한 도구여야 합니다.

 

때로는 요약만으로도 충분한 주제가 있습니다.

그런 일 이라면 애초에  긴 보고서를 요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보고서를 구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도록 1페이지 보고서를 요청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무엇이 진짜 일인가를 결정하고, 그에 맞게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 업무의 본질이라는 생각입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AI로 빨리 끝낸다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한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일이 빨리 끝내야 하는 일인지,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일인지, 그 일이 가진 가치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리더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작 블로그 글에 들어갈 그림은 AI 요약으로 만드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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