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당 출판사에서 나온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시리즈를 발견했다. 100여쪽으로 구성된 일본 서적인데, 편한 마음에 출퇴근길에 읽어보려고 한다. 모두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관심있는 주제가 보여서 읽어볼까 한다. (책 비용이 만만찮은데, 공공도서관에 신청할까..)

 

처음 고른 책은 독(毒)이다. 중국 신농이나 <약사의 혼잣말>에 나오는 마오마오처럼 독을 맛볼 용기도 없고,  그냥 그것이 알고싶다류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이랄까..  독에 관한 책을 읽는다고 하니 집에 무슨 일 있냐며 묻는 친구들이 많다.이런...  독을 사용하기 위해서 읽은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독살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약사의 혼잣말을 보다가 약과 독이 궁금해졌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사실과 상식을 알게 되었다.

 

독과 약은 한 끗 차이

  • 독과 약은 일맥상통. 독성만 있는 물질이나 좋은 효과만 있는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용법과 복용량의 차이에 따라 작용은 크게 달라진다.
  • 일반적인 독을 가리키는 단어는 Poison, 그 중에서 인공독이 아니라 생물에서 유래한 독을 가리키는 단어는 Toxin, 톡신 중에서도 동물이 가진 독샘에서 분비되는 것을 가리켜 Venom이라 한다. 
  • 독은 여러 경로로 침입하는데(구강, 비강, 피부, 혈관, 근육 등) 대사과정에 따라 독성의 강약이 달라진다. 보툴리누스 균이 간혹 꿀에 포함되는데, 성인의 경우 장내 세균때문에 증식이 어려워 특별한 영향이 없으나, 영아의 경우 장내 세균 활동이 충분하지 않아 위험.
  • LD50: 독을 얼마나 섭취하면 절반이 사망에 이르는가에 대한 추정값. 보톨리눔 톡신A(보툴리누스균이 만드는 독성)는 1g으로 1500만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독. 하지만 매우 약하게 만들어서 미용 의료 분야의 보톡스로 활용중.
  • 세균은 생물. 즉 외부와 막으로 구분되어 있고, 대사를 수행하며, 자신을 복제... 바이러스는 생물이 아님. 바이러스의 경우 백신만이 해결방안... 그래서 지나치게 청결하면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빌려쓰는 독...

  • 복어독(테트로도톡신)은 복어가 만드는 독이 아님. 바다속 미생물이 생성한 독성을 섭취한 고동을 복어가 먹으면서 체내에 축적... 고동?? 황금 독화살 개구리의 독도 곤충 먹이에서 축적한 독. -> 양식하면서 먹이를 조절하면 독이 없는 복어/개구리 가능.
  • 타란텔라. 이탈리아의 무곡, 빠른 템포와 격렬한 춤사위... 독거미(타란툴라)에 물렸을 때 격하게 춤추면 독이 땀으로 빠진다...는 전설에 유래.
  • 투구꽃...영화에도 나온 독성물질. 해독제가 없어 토하거나 위 세척밖에 없다.

 

 

  • 농사도 독을 알아야 한다.. 부추와 수선화 모양이 비슷한데, 수선화는 독성이 있음.부추밭 근처에서 키우면 안됨. 비슷하게 수국잎은 깻잎과 비슷.
  • 독우산 광대버섯은 중독 증상이 2차에 걸쳐서 옴. 1차는 하루정도면 가라앉는데, 가짜 회복기를 거쳐 무서운 2차 중독 증상이 나타난다.

현대인의 식습관과 독

  • 술과 에너지드링크를 함께 마시면 위험.
  • 생각보다 감자독 무서움. 싹이나 녹색으로 변한 부분에는 솔라닌과 차코닌이 있으니 먹지않는다.
  • 마가린... 19세기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가 버터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대체 식품을 공모했고, 메주 무리에가 소기름에 우유, 올리브오일을 추가해 마가린을 개발... 트랜스지방산..당뇨, 암, 치매와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음.
  • 메스암페타민과 암페타민은 모두 불법 마약.... 정신적 의존성이 강함... 이 재료를 기반한 것이 필로폰... 인간성마저 바꿔버리므로 피해야 하는 각성제임. 각성제에 아예 손을 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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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버그에게 배우는 차곡차곡 글쓰기 / 인사이트

 

 

제럴드 와인버그는 개발자에게 유명한 저자 중 한사람이다. <프로그래밍 심리학>을 비롯하여 <테크니컬 리더(BTL)><대체 뭐가 문제야(AYLO)> <컨설팅의 비밀> 등 40여권의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내 책장에도 와인버그의 책이 3권이나 있다. 이번에 읽었던 그의 책 <와인버그에게 배우는 차곡차곡 글쓰기>가 내 책장에 들어온 날짜가 2025년 1월 17일. 근 2년만에 읽은 책이 되어버렸다. <프로그래밍 심리학>과 <대체 뭐가 문제야>를 보고 저자에 대해 알고 있던 터라 책을 쉽게 골랐지만, 영미권에서 쓰여진 글쓰기 책이라 손이 쉽게 안갔던 것이 사실이다.

 

와인버그를 보면 다산 정약용 선생이 떠오른다. 여러 분야에 걸친 다양한 주제의 글을 많이 저술하신 분. 어떻게 하면 그렇게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글을 적고 책으로 펴낼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도 있지만, 책을 펴낸다는 것이 단순한 지식이나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에 와인버그는 글쓰기 자체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걸까에 대한 궁금함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서구권 글쓰기 책, 특히 문장 구조를 다루는 서양 작가의 이야기가 한국어 네이티브 사용자인 나에게 와닿을 수 있을까하는 선입견도 있었다. 다행히 역자분이 적절히 번역해 주셔서 눈에 걸리적 거리는 부분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역자의 경력도 특이한데, 송재하님은 국문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소프트웨어 공학을 공부하고 IT 업계의 CTO로 계신 분이다.

 

와인버그의 글쓰기 방법론을 번역서에서는 자연석 기법이라고 부르는데, 서구권에서는 TFM(The Fieldstone Method)로 부르는 모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는데, 하나는 제텔카스텐이고 또하나는 책의 구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나에겐 자연석 기법, 즉 평상시 글감을 하나하나 모아서 다시 돌담을 만들고 때로는 무너뜨리는 과정이 마치 제텔카스텐으로 카드를 모았다가 다시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고 하는 과정처럼 여겨졌다. 또한 책을 구성하는 과정은 하나의 완성된 책을 정해진 절차대로 선형적으로 완성해 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자연석을 모아서 고르고 쌓아올렸다가 부숴서 다시 쌓고 하는 과정들이라는 비유가 많이 와 닿았다.한편으로는 뭐 원래 그런게 아닌가하는 식상한 표현도 있지만, 그게 기본임을 다시 느꼈다고나 할까?

 

나름 위안을 받은 부분은 와인버그 조차도 글쓰기를 한방에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철학가)중 한 명인 야뢰 이돈화 선생도 마음을 정갈하게 한 다음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하면 한 번에 명문장이 완성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이와 반대로 와인버그는 평상시에 모은 생각들을 새롭게 쌓아가면서 도약하는 사고방식으로 글을 완성해가는 것을 이야기한다. 예전에 학생때 전대기련에서 나온 글쓰기 강재나 과학논문 글쓰기 책, 보고서 관련 글쓰기 책들을 몇권 읽었는데, 그 내용과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글쓰기 책을 꽤 읽었구나..

 

자연석 돌담 이야기가 나오는 20쪽의 제임스 바크는 너무 반가운 이름이었다. "제임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주제를 파고들었다.... 자연석 기법을 갖추자 바쁜 와중에도 첫 책을 쓸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라는 문단이 나오는데.. 그 책이 내가 예전에 번역했던 <소프트웨어 테스팅의 법칙>(Lessons Learned in Software Testing) 이었다. 

 

개발자와 작가는 비슷한 면이 많은 직업이라 생각해 왔다. 내면의 글쓰기욕구나 외부의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직업. 때로는 작가가, 때로는 대필작가가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라는 행위는 코딩과 비슷하다. <프로그래밍 심리학>의 저자답게 와인버그는 글쓰기를 여러 잠재의식에 관련된 기법으로 설명하는데, 14장 15장이 특히 요즘 나에게 와닿는다. 글쓰기를 위해 도구와 환경에 투자하는 것은 어찌보면 최신 도구들과 비싼 ai모델들일지도...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 이미 좋은 도구를 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경구가 떠올랐다.그런면에선 프롬프트가 개발을 위한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고, 필드스톤들을 모아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작가의 고민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나의 버킷 리스트, 아니 인생 목표 중 하나는 책을 펴내는 것이다. 지금도 하나의 주제로 책 원고를 쓰려고 시도 중인데, 그 와중에서 와인버그의 이 책은  많은 희망과 용기, 책 원고를 만들어가는 실마리를 주었다. 그동안 번역 작업에만 참여했었는데, 언젠가는 아니 더 늦기 전에 자연석 기법으로  책 원고를 완성하고 싶어지는 그런 밤이다. 하지만 궁금점도 하나 더 생기는데... AI를 활용한 시대에 글쓰기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와인버그에게 던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책에서 영감과 실마리를 주었던 문장들...-

  • 관심없는 주제로 글을 쓰려고 애쓰지 마라.
  • 독서란  본래 실에 꿴 구슬처럼 직선적인 성질을 지녔기에 남의 작품을 읽을 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는다. 그러나 작품을 창작할 때에는 한 줄에 꿰인 낱말들을 겹쳐가며 다양한 구성으로 짜넣기도 한다.
  • 자신만의 고유한 반응 기준이 있다. 때로는 자신의 반응이 모든 사람의 반응과 공명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관심을 둘 가치가 없어 보이는 돌에 반응하기도 한다.
  • 배껴쓰기 금지를 주입하며 독창성만이 값지다는 독창선없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학교 교육을 향해 일침을 가하는 글을 쓸 필요를 여전히 느낀다.
  • 어떤 것이든 글로 적으려면 인식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 깨달음이란 스승, 책, 영화, 학습법, 우연한 사건 등엣거 총찰을 얻을 때까지 반복해서 접해야 가능한 일이다.
  • 글쟁이란 변명거리를 만들어 낼 때에는 머리가 비상해 지는 족속이다.
  • 다른 곳에서 사치하지 말고 아껴야 하겠지만 자기가 쓸 도구는 여력이 닿는 한, 아니 무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제일 좋은 걸로 장만해야 한다.
  • 있는 것을 가지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은 연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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