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번 달 한빛미디어가 전달해준 미션은 <사토시의 서>.

그렇다. 사토시 나카모토. 비트코인을 지탱해주는 블록체인 기술의 리더 엔지니어이자, 비트코인의 창시자. 한사람인지 여러 사람인지도 확실치 않은 존재. 그가 누구인지는 아직까지도 미궁속에 있지만, 그가 남긴 글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에 <사토시의 서> 개정증보판이 나왔는데, 사토시와 나눈 미공개 이메일들이 실려있다고 한다. 사토시가 처음 쓴 글을 읽어보면 비트코인의 비전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려나? <사토시의 서>는 그가 남긴 글들과 관련 글, 해제 등을 묶은 책이다. 종이책으로 600쪽이 넘는다.

 

인류 역사에서 국가의 통제를 넘어서는, 중앙 통제 기관이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완전히 분산화된 금융 화폐를 꿈꾸고 구현하려 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나? 거대한 발상의 전환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나에겐 여전히 잘 와닿지 않는다. 사토시가 그린 그림과 지향점. 그것이 정말로 가능할지, 우리가 원하는 세계인지가 가늠이 안된다.

 휴.. 화폐의 본질적 기능이 뭘까? 가치의 척도인가? 교환인가? 아니면 가치있다고 믿게 만드는 신뢰 시스템인가? 고민하면서 책을 넘기는데, 진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책장을 넘기는데 점점 머리가 복잡해 진다. 

여전히 나는 관성에 젖어 이 새로운 진리나 혁신적인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건가.. 처음 비트코인이 나왔을때 나는 조롱하는 쪽에 속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릴 한다고.. 그리고 채굴해서 돈으로 쓴다고 하면서 무시했던 과거가 있었고... 비트코인의 가치가 어마어마해지면서 이것은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런거라고 격렬히 거부했었다.

 

나의 인식 단계는 어디에 있는걸까? 비트코인을 인정하는 걸까? 부정하는 걸까? 아니면 잘 모르겠다고 인정하기 시작하는 걸까? 하긴 비트코인이나 금융이 나의 관심사였던 적은 거의 없어서... 누군가와 여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점에서 이런 책을 읽어보는 것은 머리는 아프지만, 그래도 부담없이 색다른 지적 경험을 제공해 준다.

 

 

여전히 책을 읽는 진도를 나가지 않는다. 정말 국가 기관의 개입이 없는 디지털 재화가 가능한가? 책을 읽으면서 분산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더 많아졌다. 

 

사토시, 그는 혁신가일까? 아니면 디지털 경제의 아나키스트일까?

 

이런 궁금점을 계속 만들어준 책이 <사토시의 서>다. <사토시의 서>는 비트코인에 대한 답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둘러싼 질문을 던져주는 책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궁금점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필요한 책. 나에겐 여전히 미궁같은 책이다. 

 

아 모르겠다. 정말. 내가 이해하고 있는 화폐 시스템이 뭔지도 모르겠고.. 일단 책을 한번에 완독하진 못할 것 같다. 너무 머리가 아프다. 비트코인을 이해하려고 펼쳤는데 질문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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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인 거래를 하지 않는다.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기술적인 이슈를 떠나 왠지 코인, 비트코인은 합법의 영역에 있는 도박과 유사한 그 무언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태도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분산 원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보려면 코인을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지만, 신기하게도 감성적으로 거부 반응이 있다.)

 

그런 와중에 대학 선배인 H형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적, 긍정적 전망을 설파하다가 괜찮은 책이 있다고 보내줬다. 비트코인에 관심이 없다보니 그냥 책장에 넣어두었는데 이번 여름 휴가때 읽어보았다.

이 책은 코인 투자나 전망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화폐라는 관점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본다.

 

흥미로운 몇 꼭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류는 익명으로 소통하고 상호 작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비즈니스를 꾸려 나가려면 화폐가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비트코인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물론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 관리 기관에서 화폐를 발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그 발행기관이 곧 단일 실패지점이 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화폐는 가치 있는 소장품으로의 단계를 거쳐, 부를 저장하는 단계, 부를 교환하는 매개수단 단계, 가치 척도의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금도 비슷한 과정을 겪어 왔다고.  그래서 저자는 비트코인이 지금은 부를 교환하는 매개수단으로서의 역할과 가치만 부각되는데, 소장 단계를 거칠 것이라 주장한다.

 

100쪽 남짓한 분량으로, 그동안 생각해 보지 않았던 화폐의 역할과 역사를 살펴본다는 측면에서 꽤 흥미롭게 읽었다. 책을 읽고난 지금도 화폐에 대해 잘 이해한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화폐'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책임은 틀림없다.

화폐에 관해 좀 더 쉽고 자세히 설명한 책을 살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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