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1. 불치하문( 不恥下問)

 

<<논어>>에 이런 구절이 있다.

子貢問曰:「孔文子何以謂之文也?」
子曰:「敏而好學,不恥下問,是以謂之文也。」

 

보통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자공이 물었다. “위나라 공문자의 시호는 어떻게 문(文)이 되었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시길 “공문자는 영민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했고,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 생각없이 그동안 ‘하(下)’를  아랫사람, 즉 부하 직원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다른 의미가 떠올랐다. ‘하’는 단순히 지위가 낮은 사람이 아니라 연하(年下), 즉 나이가 어린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구절의 의미는 조금 달라진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나이 어린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가 된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의역해 보자면 "배움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로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서도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 배움에 집중하는 자세.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필요한 마음가짐이라 생각해 본다.



에피소드2. 쑥국

봄이라 동네 마트에서 쑥을 팔길래 사왔다. 쑥국을 한 번 직접 끓여 보면 알게 된다. 국을 끓이는 과정 자체는 의외로 간단하다.

문제는 쑥을 다듬는 과정이다.

흙을 털어내고, 시든 잎을 골라내고, 깨끗이 씻고, 잎 부분만 떼어내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 과정을 대충 하게되면 국에서 흙맛이 난다. 국은 멀쩡한 것 같지만 어딘가 어색한 맛이 나고 부드러운 쑥의 느낌이 사라진다.

AI 서비스도 비슷한 면이 있다.
모델을 붙이고 기능을 만드는 일 자체는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그러나 데이터를 준비하는 과정은 훨씬 오래 걸린다.

데이터를 모으고, 정리하고,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고, 구조를 잡는 과정.. 이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

이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으면 결과도 어딘가 이상해진다. 마치 흙이 제대로 씻기지 않은 쑥으로 끓인 쑥국처럼.

AI 서비스의 품질은 결국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 준비 과정에서의 정성에 따라 갈린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 요즘이다.

반응형
오랜만에 매우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AI 전환 동영상을 봤네요. DX사의 CTO인 Laura Tacho(https://lauratacho.com/)님 발표입니다. 마음에 들어서 주요 메시지만 정리해서 공유해 봅니다.
  • AX가 성공하려면 구체적인 목표 설정 및 측정, 실제 고객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수다.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열쇠는 아니며, 현실적인 문제해결과 균형이 맞아야 한다.
  • 실용주의와 데이터기반 접근 방식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
  • AI의 영향력은 조직마다 매우 다르다. AI는 불택선악하는, 경험의 증폭기. 따라서 평균 생산성 향상이 **%라고 해도 우리 조직에서는 -**%일 수 있다. average doesn’t mean typical. 조직의 문제와 문화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지는 도입 효과.
  • 대체로 클라우드 전환, 애자일 전환에 실패한 조직은 AI전환도 실패할 가능성 높다. 
  • 개별 작업의 AI 적용은 생산성 향상에 매우 제한적인 영향. 결국 조직 차원의 접근으로 조직의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 DevEx 개선에서도 실제로 AI 적용이후 회의가 준다거나 CI 대기시간이 단축되는 등의 시스템 수준의 문제 해결에 활용되어야 한다. 92.6%의 개발자가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주당 4시간 정도를 절약해 준다.(대략 10% 생산성 증진). 온보딩이 줄고 있다.
  • 올해는 에이전트간 합의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가 큰 과제일 것이다.
  • AI의 경이로움만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

 

클라우드를 쓰는 것과 클라우드 전환은 전혀 다른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른바 벤치마크의 문제인데. 겉으로 드러나는 프로세스만 우리 조직에 이식한다고 해서 우리가 벤치마크한 조직 수준까지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결국 그러한 프로세스를 갖추게 된 문제의식과 해결을 위한 접근 방식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여러 컨설턴트나 책에서 언급을 하고 있는데요. AI도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내재화라는 표현을 쓰는데,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지 않으면 어떤 기술이든 전환에 실패하는 것 같아요. 특히 AI는 선과 악을 선택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경험을 증폭하기 때문에 기존 기술보다는 전환에 실패했을 경우 손실도 더 커진다고 봅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Laura의 발표에서도 언급되고, <스마트팩토리를 경영하라>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확한 전환 목표, 문제 기술, 해결되었는지 판단하는 기준/척도를 마련하고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