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시니어 레벨 엔지니어를 위한 경력 관리 책이 나왔다.  그렇다! 이 책은 엔지니어를 위한 책이다. 보통 일정 연차와 직급이 되면 조직 관리자/경영자의 트랙을 타게 되는데, 이 책은 기술 중심 엔지니어로 조직내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어떤 관점과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한다.

예전에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개발자 커리어 로드맵을 듀얼 트랙으로 가져가기 위한 시도를 했는데, 정착이 안된 것 같다. 우리보다 IT의 역사가 긴 서구권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Sr.Engineer 다음은 보통 Principal Engineer라는 직급을 두고 관리직으로의 커리어 발전을 시켰는데, 최근 직보 라인을 없애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Staff Engineer라는 직급을 두는 곳이 많아졌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스태프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직급에 대해 알아본다. 이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 전반에서 다루는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이 역할의 정의와 그에 기대되는 결과에 대한 동의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굳이 새로운 직급을 만든 배경을 다른다.

2부에서는 스태프 엔지니어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 그 과정에서 리더로서 챙겨야할 것들을 다룬다. 재미있는 점은 프로젝트의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방법도 한 챕터로 다루고 있다.잘 진행되지 않는 프로젝트도 어떻게든 마무리 짓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3부에서는 스태프엔지니어로서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을 다루는데, 다양한 교육방식이나 간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례들을 공유해 주어 현업에서 고민해보고 시도해볼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해 준다.

이 책은 시니어 레벨로 진입하는 엔지니어들이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전에 읽으면 좋을 내용이다. 어떤 방식으로 더 성장하면서 성숙한 엔지니어가 될 것인가, 회사에 어떤 식으로 기여해야 시니어 개발자 이상의 기술 리더가 될 것인가라는 묵직한 주제에 대해 선배 개발자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정리한 책이다. (본인의 에너지와 삶의 질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번역은 전반적으로 매끄러웠다. 한가지 아쉽다면 "만약"이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사용되는 듯 했다. 이 리뷰를 읽으시는 분이라면 만약이라는 단어가 눈에 더 띌지 모르겠다. 책 내용 전반은 잘 번역되어 매끄럽게 전달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개발 업력들이 쌓여가고 있는데, 선배 개발자들의 고민을 정리한 책들이 한권정도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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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엔지니어: 기술 전문 리더십

 

직함은 권위를 자동으로 부여해주고, 역량 수준을 대변해 주므로, 그것을 증명하는데 사용할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줌.

 

올바른 결정은 맥락에 기반을 둠. 그래서 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특정기술 장단점 이외에도 지엽적인 세부사항까지 꼼꼼히 알아야 올바르게 결정 가능

조직 전체 관점 또는 제3자 관점에서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자 필요.

높은 퀄리티의 엔지니어링으로 프로젝트를 제시간 내에 완료하는 것

 

개인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경험의 양은 한정. 코드와 설계를 리뷰하면서 아키텍쳐 모범 살{를 제공하고, 좀 더 빠르고 쉽게 일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영향력을 행사

 

그간 쌓아온 경력과 경험에서 나오는 실력과 직감이 필요.

모든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

기술전문가로서 조직이 올바른 기술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지 확인 필요

본인의분야를 명확히하고, 그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여 성과를 내야 한다.

여러분이 조직의 성공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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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서 일한 시간이 하나둘씩 쌓이다 보니 나의 앞길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도 고민이지만, 업계 후배들에게 어떤 식으로 나의 고민과 경험을 전달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 개인과 업의 성장을 돕는 것일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까 길벗에서 관련 책을 시리즈로 내고 있다. 

 스태프 엔지니어에 대한 책이 새로 나와서 읽어봐야지 하던 차에 길벗 리뷰어 프로그램이 있어 신청해서 출판사로 부터 책을 받아 읽게 되었다. (이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내돈내산이 아닌 책이다.)

 

 나는 해외에서 개발자로 8년정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내가 근무했던 회사들에도 스태프 엔지니어라는 직함은 최근 생겼다. 함께 일했던 친구들도 이제는 꽤 많이 스태프 엔지니어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보통 Senior Engineer 이후 Principal Engineer로 가는 트랙이었는데, 몇년전부터 Staff Engineer라는 직함을 단 친구들이 생겼다. Principal은 왠지 약간의 학술적, 연구적 느낌이 드는 편인데, Staff는 약간 Tech Leader 성격이 느껴지는 명칭이다.

 정확한 업계의 명칭과 역할에 대한 깔끔한 공감대가 없다 보니 스태프엔지니어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는지부터 이 책은 시작한다. 이어 스태프 엔지니어라는 직책을 얻기 위한 방법과 심지어 이직까지 소개한다. 이후 14인의 현직 스태프 엔지니어 인터뷰를 통해 앞에서 다룬 내용들이 현실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공유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는 전형적인 이과 타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각 챕터들이 도입부가 있는데, 도입부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의 요약이 모두 들어 있다. 이후 본론에서는 세부 항목을 상세히 다룬다. (차례에서 이 깊이까지 목차가 정리된 것이 아니라서 좀 아쉽다. 한단계더 깊이 들어간 차례가 있으면 한번 읽고난 후 차례를 보면서 다시 생각해 보는데 편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링 전략의 작성(p.70)" 부분을 보면 이 단락의 구조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엔지니어링 전략의 작성
    • 언제 그리고 왜 필요한가(p.71)
    • 설계 문서 5개 작성하기(p.72)
    • 설계 문서 5개로 전략 수립하기(p.74)
    • 전략 5개로 비전 수립하기(p.76)

따라서 이 책을 한번 빠르게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를 이해했다면 각 챕터별 중간 제목을 읽어가면서 나름의 생각으로 저자의 주장에 찬성/반박하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게 이 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중 하나일 것 같다. 나는 몇몇 챕터를 읽는 동안 저자의 주장에 동조하기 어려워서 '그럼 너라면 ****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게 맞는 것 같냐?'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저자의 반박을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재미있었다. 

  개발자가 년차가 높아지면 기술 관리자(Engineering Manager) 또는 팀 리더(Team Technical Leader) 의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수 밖에 없다. 이건 내가 겪은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서구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반백의 개발자'라는 로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엔지니어의 습성은 늘 관리자 트랙에 대해 잘못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스태프 엔지니어의 R&R은 이를 극복하여 이 책의 부제처럼 '관리트랙을 넘어선 기술 리더십'을 만들어 가기 위한 업계의 고민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보인다. 이 책은 그 고민들의 갈피를 잡아줄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이런 책들은 다른 기술 서적처럼 구체적인 답들을 제공해 준다라기 보다는 업계의 동료들이 나와 비슷하게 이런 고민을 하고 있고, 나와 비슷하게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고 있구나 하는 공감대를 제공해 주는 게 가장 큰 가치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고 도움이 된 부분은 챕터 2 '스태프 엔지니어로 활동하기' 부분이었다.  전체 9가지의 세부 챕터로 이루어 지는데, 기술 리더십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방면의 접근 방식이었다. 특히 현업 개발에 치이고 있을 때 기술 리더로써 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서, 팀 전체의 기술 품질을 향상시키고, 지휘권을 가진 상위 상사(임원이나 상위 매니저)들과 협력하기 위해 그의 리더십을 따르면서, 구성원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방법.. 각각이 현업에 있는 시니어들에게 다시금 자신의 역할과 자신에게 기대되는 수행 능력을 되짚어준다고나 할까? 2.6 챕터의 '절대 틀리지 않는 방법' 같은 경우도 무척이나 실용적인 방법을 되짚어 준다.

 

시니어 기술 리더가 되려면  기술과 아키텍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본인의 기술적 믿음에 대해서도 실용주의와 불가지론을 적용해 계속해서 스스로에 대한 의구심을 계속 가지면서 기술 및 아키텍쳐에 대한 이해와 같은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p.52)


To become a senior technical leader, you must build a deep perspective on technology and architecture. To operate as such a leader, you must then develop an equally deep pragmatism and agnosticism to technical religion to remain skeptical of yourself. (https://staffeng.com/guides/learn-to-never-be-wrong)

 

  번역은 무난한 편이었다. 살짝 아쉬운 부분이 군데군데 있긴 한데, 번역이 잘못되어 있다기 보다는 이런 기술 에세이를 번역할 때의 어려움과 번역자의 고민이 느껴졌다. 서구권 개발/업무 문화를 기반으로 쓰여진 내용일 경우 이를 배경 맥락이 없는 국내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다 보니 우리 글로는 조금 어색한 부분들도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 앞에서 인용한 문구의 경우도 기술과 아키텍쳐에 대한 이해와 같은 수준으로 발전시킨다기 보다는 "본인이 가질 수 있는 기술적인 신념(종교)에 대해 실용주의적 관점과 아닐 수도 있다는 불가지론적 관점을 동등하게 가져야 한다. (사실 본인이 가진 기술적 신념을 맞다고 보고 그 효력을 어떻게 얻어낼 것인지를 더 고민하는 실용주의 관점과, 그것이 본질적으로 틀릴 수도 있다고 바라보는 불가지론적 관점을 가지고 기술과 아키텍쳐를 바라보아야 한다.)" 가 좀 더 적절한 해석이 아닐까? (뒤에 이어진 문장은 'This can feel like a paradox, but it's the line you'll need to walk every day.'인데, '결국 상반되는 pragmatism과 agnosticism 두가지 관점이 매일 일상속에서 겪어야 할 여정이다'라는 번역을 떠올렸다.)

 

이 책에서 눈에 들어온 문장들 몇개를 정리해본다.

  • 자신의 네트워크가 자신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얻는 가장 중요한 방법(p.124) : 인맥의 정의를 제대로 설명했다고 본다. 이해 당사자들은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하는 솔직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 그 피드백으로 자신의 성장을 조정할 수 있는 사람이 제대로 된 인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
  • 임원과  의사소통할 때는 대부분 계획, 상태 보고, 어긋난 일 해결 세가지 중 하나. (p.132)
  • SCQA형식: 현상황(Situation)-> 문제점(Complication)->의문점(Question)->해결책(Answer) (p.133)
  • 스태프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은 생각의 범위를 넓히는 것.... 협업으로 전체 팀의 기술 및 소셜 스킬을 발전시켜야 한다.(p.220)
  • 향후에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어떤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p.268)

 

이 책의 내용을 잘 소화하려면 주석에 달린 링크 글도 찾아가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틈나는대로 구글 번역기와 함께 링크들을 읽었는데, 나는 특히 40년 경력에 대한 글(https://lethain.com/forty-year-career/)이 너무 좋았다. Junior>Senior>Staff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각 단계별로 중요한 기준점들이 다를 수 있는데, 이 링크글에서는 나름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 이런 주옥같은 글들이 각주에 많이 소개되어 있다.

40년의 경력은 단순히 한 방향의 잣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 출처&nbsp;https://lethain.com/forty-year-career/

 

 

✔ 원문 초안은 웹으로 공개되어 있다.: https://staffeng.com/guides/

✔  책 읽으면서  잘못 인쇄된 부분도 찾아 보고했다; 66쪽 각주 오류. 13번 각주는 https://lethain.com/productivity-in-the-age-of-hypergrowth 이다. 다음 인쇄본에 반영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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