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라!타운

 모처럼 흥미로운 서비스가 나왔다.  비디오 챗(video chat; 화상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에서 메타버스(metaverse) 컨셉으로 기존 서비스를 재해석하여 gather.town을 내놓았다. 소셜 네트워크상에서는 이미 화제성이 충분하여, 많은 이들이 친숙하게 <모여라 타운> 서비스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름은 친숙한 SNS형 게임 이름인 <모여라 동물의 숲>을 연상시킨다.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관계가 빠른 속도로 우리 일상 속으로 확장되었다. 직장 재택근무로 인하여 직장 동료의 관계가 비대면으로 상당 부분 전환되었고, 친구 관계도 비대면으로 많이 옮겨갔다.  서로 떨어져 지내는 가족/친척 관계도 상당부분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줌으로 화상 채팅을 하고, 슬랙으로 텍스트 채팅을 하며, 교육 등도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이루어졌다. 일상의 많은 부분이 비대면화된 것이다.

 

#기능성 중심의 온 택트 대응

 하지만 온 택트로 불리는 기술을 활용하여 비대면 관계가 많이 보급되었으나, 현실과의 가장 큰 이질감은  바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메타포가 아닐까 싶다.  줌 화상 채팅을 예로 살펴보자. 화상채팅이 설정이 되면 가상 회의실 URL 링크가 이메일로 전달된다. 이메일을 클릭하면 줌 애플리케이션이 실행되고, 마이크와 웹캠이 활성화되면서 회의실 참석자 간 화상 대화가 시작된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회의를 가졌을까? 회의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회의 장소로 이동한다. 회의 장소에 모여서 이야기를 정해진 시간에 나누고 헤어지면 각자 자신의 공간으로 되돌아온다.

 

기능성으로 보면 링크를 통한 화상 채팅은 완벽하게 오프라인의 기능을 모사했다. 거리의 제약도 벗어났으며, 대면접촉을 입체는 아니지만 화면으로 볼 수 있다. 회의실 이동도 URL 클릭으로 한 번에 진행된다. 일부 앱에서는 배경을 사무실처럼 합성시켜줘서 현실감을 더해준다. 기능으로 보면 오프라인 회의의 기능성을 100% 모사했지만, 왜 사람들은 피로감 또는 이질감을 느끼는 걸까?

 

Gather.town 서비스 

 gather.town에 가입하면 각자 자신을 상징하는 아바타를 생성한다. 그냥 2D 게임 도트 캐릭터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각자 가상공간을 만든다.  마치 자신의 아지트처럼 생성된다. 이곳을 기반으로 아바타는 가상세계를 이동해서 다닐 수 있다. 자신의 공간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처럼 본인이 조금씩 꾸밀 수 있다.

Gather.Town 홈페이지에 소개된 스크린샷.(아직 친구들이 많이 없다보니 이렇게 많은 WebChat을 진행해보지 못했다.)

 각 공간은 현실세계의 속성을 반영하는데, 예를 들어 Conference 모드일 경우 세션 발표장, 포스터 발표장, 미팅 룸 등의 속성을 가진다. 아바타들이 인근 공간에 모이게 되면 자동으로 화상채팅이 시작된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TV 근처로 이동했을 경우이다. TV 근처로 가면 화면 좌측 하단부에 조그마한 유튜브 창이 표시된다. 이를 클릭하면 전체화면으로 유투브 특정 동영상(스트리밍도 되겠지)을 감상하게 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실제 Gather.Town에서 진행된 콘퍼런스 화면이다. 소규모 회의, 포스터 공유, 채팅 등 일상적인 컨퍼런스 활동이 아바타를 통해 활동이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텍스트 채팅은 언제든 지원된다.

 EMNLP2020 컨퍼런스

 

 

이 서비스를 보다 보면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떠오른다.  ASF에서는 메타버스가 가지는 속성을 1) 증강현실, 2) 라이프 로깅, 3) 현실 반영 4) 가상세계로 구분하였다. Gather.Town은 가상 세계에서 현실을 반영하는 라이프로깅을 적절히 버물여 둔 서비스 같다. 사용하면서 재미있는 점은 줌(Zoom)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진다. 줌으로 화상채팅을 하다 보면 소수의 참여자가 회의를 이끌어가는 기분인데, Gather는 조금 느슨한 관계의 화상대화를 지향한다고 해야 할까? 대화중에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그 대화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학회에 어울리는 서비스라는 생각이 든다.

ASF가 정의한 메타버스 구현 방식

# 번거로움의 미학(?), 새롭게 느껴지는 올드 감성

Gather.Town이 새로운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사실 게임에서 이미 제공되던 서비스랑 무척 닮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그래픽 MMO였던 바람의 나라에서는 아래와 같은 대화가 공존했다. 또 한 번 드는 생각은 "기능성은 감성을 이길 수 없다. 기능을 감성에 버무릴 때만 사용자를 모을 수 있다."는 명제이다. 

 

넥슨 바람의 나라

반응형

'0.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cGame의 로드맵  (0) 2021.12.13
내돈 내산 - HBR  (0) 2021.12.06
스타벅스 ==> 준 은행  (0) 2021.08.24
메타버스 기사 요약 - SPICE 모델  (0) 2021.02.18
NeoZest Season 2 시작합니다.  (0) 2020.12.2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