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잡담/0.3 네오 이야기

전기차 충전 요금 제도에 대한 단상.

NeoZest 2026. 9. 15. 21:41

내 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그래서 전기차 충전 시설을 종종 사용하는데, 서비스 업체들의 요금을 보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 충전 시설의 경우 완속충전일 때 14시간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내 차의 경우 소형 배터리를 사용하므로 완속 4시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4시간 뒤 충전이 되면 카톡으로 충전 완료되었으니 차량을 이동시켜 달라는 알람이 발송된다. 그런데 저녁에 충전시키면 자기 전에 완충되었더라도 귀찮게 다시 주차장가서 충전기 빼고 하지 않고 14시간을 세워버린다. 굳이 14시간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녁에 6시나 7시쯤에 충전시작하면 10~11시쯤에 완충되지만, 다음날 아침까지 세워두었다가 출근길에 차량을 이동시킨다.

 

아파트에 들어온 충전 서비스 업체는 최근 주말에 해피아워라고 해서 완속 충전 서비스 요금을 낮춰주는 시간대를 운영한다. 의도는 명확해 보인다. 사람들이 충전을 잘하지 않는 주말 낮 시간대의 충전기 이용률을 높여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대별 요금정책이나 수요 이동(Demand Shifting)에 가깝다.

 

그런데 이 정책을 보다가 딴 생각이 들었다. 충전 서비스 업체에게 정말 중요한 지점이 언제 충전하는 것인가일까?

 

충전 업체 입장에서 볼 때 전기차 충전 시설은 제조업의 공장 라인과 같다. 일단 인프라를 깔았으면 가동 효율을 높여 경제성을 올려야 하는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소형 배터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4시간 충전요금인 3천원 남짓을 지불하고 해당 시설을 14시간 점유하는 셈이 된다. 즉 10시간 정도의 시간을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고객이 라인을 잡아먹고 있는 이 시간을 줄여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이른바 충전기의 회전율(turnover)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고 해서 잘 빼줄까? 퇴근한 경우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우선 충전 장비를 보니 충전 플러그가 차에 연결되어있는지 아닌지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다. 완충되면 지금처럼 메시지를 보내고, 일정 시간(예를 들어 30분) 이내에 차량을 이동시켜 충전 라인을 비워주면 회원 등급을 올려주는 것이다. 일정 기간마다 이렇게 포인트를 쌓아가면서 기준을 만족하면 회원 등급을 승급시켜준다. 회원 등급별로 차별화된 충전 요금 내지는 할인 정책을 가져가면 된다. 그러면 라인의 가동률이 높아져서 충전 서비스 업체도 좋아지고, 고객도 충성도 및 저렴한 요금으로 경제적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한다면 할인정책 + 쿠폰 지급을 해주면 효과가 좋을 것이다.

이 방식은 단순 회원 등급제에서 조금 더 나아가 행동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에 가깝다.

 

검색해보니 테슬라는 정반대로 완충후 차량을 빨리 이동시키지 않으면 혼잡요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이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다. 사람의 심리가 혜택에 더 능동적으로 반응할 것인가, 벌칙에 더 능동적으로 반응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위에서 제안한 포인트 제도를 적용하더라도 충전 시간이나 충전시설의 이용현황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새벽 1시에 차를 잘 빼진 않겠지만, 그때 차를 이동시켜서 충전 라인을 비우더라도 이 라인이 다른 차에 의해 사용될 가능성은 저녁 시간에 비해 낮아 보인다. 따라서 충전시설 가동율에 따라 포인트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렇게 정책이 복잡해질 경우 고객이 과연 이 혜택을 고려하여 실천에 옮길 것인가는 또다른 고민 지점이다.

 

여튼 이 시스템을 보면서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 단순히 메시지를 보내는 것보다는 그러한 행동에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자본주의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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